최진홍 기자 승인 2026.09.02 11:21
다날 PG 라이선스에 VASP 지위 결합해 4개 사업모델 추진
개념검증 거쳐 첫 시장 계약 확보 갱신 신고도 진행 중
인피니티익스체인지코리아(INEX·이하 인엑스)가 2일 다날과 업무제휴 협약식을 열고 금융권에 준하는 컴플라이언스 기준 위에서 디지털자산 결제를 구현하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 기반 결제·정산 인프라를 결합하는 계약이다.
이용자와 가맹점이 만나는 앞단은 1997년 국내 최초로 휴대폰 결제를 상용화한 다날이 담당하고 인엑스는 규제와 정산을 처리한다. 인엑스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가장 필수적이고 중요한 산소의 역할을 맡는 셈이다.
이재강 인엑스 대표는 "다날이 이용자와 가맹점이 만나는 결제의 앞단을 맡고 인엑스가 규제와 정산을 처리하는 뒷단을 맡아 이용자가 원화로 결제하든 디지털자산으로 결제하든 가맹점은 같은 방식으로 정산받는 구조를 하나의 레일 위에 구현하는 것이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두 기업의 역할 배분을 두고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를 내린다. 디지털자산이 결제 수단으로 쓰이려면 전자금융업 자격과 가상자산사업자 자격이 동시에 필요하지만 한 회사가 두 자격을 모두 확보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다날의 전자지급결제대행(PG)·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 라이선스와 결제·VAN 가맹점 네트워크에 인엑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지위와 디지털자산 인프라를 더하는 구조가 만들어 졌다.
규제 적용이 이중으로 이뤄지는 점도 의식했다. 당장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결제·정산 관리 체계와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 규제 준수 체계가 하나의 흐름 안에서 함께 작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두 회사는 트래블룰(Travel Rule) 이행과 실명확인 KYC·KYB 실시간 거래 모니터링 의심거래보고(STR) 등 자금세탁방지·테러자금조달방지(AML/CFT) 의무 전반에 걸쳐 협력한다.

좌측부터 인피니티익스체인지코리아 이재강 대표, 다날 진창용 사업총괄대표 . 사진=회사제공
인엑스가 결제 인프라로 방향을 잡은 이유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사정과도 무관하지 않다. 거래 부진이 길어지며 거래소와 수탁업체 전반의 수익성이 나빠졌기 때문이다. 국내 5대 거래소의 올해 2분기 거래대금은 149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7% 줄었고 갱신신고제까지 겹치며 업계에서는 사업자 재편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가 하반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추진하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을 제도권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고 PG 업계도 수수료 경쟁을 벗어날 대안으로 디지털자산 결제를 검토해 왔다. 인엑스가 규제 준수 체계를 상품으로 내세울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이유다.
이런 가운데 인엑스가 든든하게 뒷단을 맡을 수 있었던 기저에는 탄탄한 기초체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나온다.
실제로 인엑스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 13개월 뒤인 2022년 4월 설립됐으며 서비스 개시 전에 CODE 트래블룰 연동을 확보했다. 2023년 9월 정보보호 관리체계(ISMS) 예비인증을 받은 뒤 2024년 10월 가상자산사업자 신고가 수리됐고 2025년 4월 ISMS 본인증을 취득했다.
지난달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 생성형 AI를 활용한 KYC 다층 검증에 착수했다. 두 회사는 이번 제휴를 출발점으로 디지털자산기본법 시행에 맞춘 서비스 확대와 AI 에이전트 기반 결제·정산 자동화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검증 주체를 외부에 둔 점도 회사가 내세우는 부분이다. 인엑스는 자금세탁방지와 이상거래탐지(FDS) 체계를 고도화하고 파이어블록스 기반의 기관급 커스터디와 체이널리시스의 온체인 스크리닝을 적용하고 있다. 리테일 확장과 분리해 이해상충 소지를 없앤 점 역시 결제 사업자와의 협력에서 부담을 줄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러한 준비를 실제 매출로 연결하는 통로가 이번 계약이라는 분석이다. 회사는 그동안 결제·정산 영역에서 개념검증(PoC)을 이어 왔던 만큼 다날과의 계약을 검증 결과가 시장에 적용되는 첫 사례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두 회사가 단계적으로 추진할 공동 사업모델은 네 가지다. 다날 가맹점망에서 스테이블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가맹점 결제와 방한 외국인·유학생이 보유한 디지털자산을 국내 가맹점에서 쓰도록 하는 인바운드 결제·송금이 우선 대상이다. 여기에 가상자산 정산 레일을 활용해 가맹점에 당일 대금을 지급하는 T+0 실시간정산과 인엑스 컴플라이언스 엔진을 기반으로 KYC·KYB·KYT·AML·STR을 자동화하는 SaaS도 함께 준비한다.
기존 금융 인프라를 대체하지 않으며 로드맵을 만들어 간다. 인엑스의 백엔드 인프라는 블록체인 결제를 새로 만드는 방식 대신 스테이블코인 기반 정산을 기존 카드·PG 정산 구조 안에 내장하는 쪽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은행과 PG 블록체인 인프라가 함께 쓸 수 있는 정산 레퍼런스를 만든다는 목표다.
이재강 대표는 "PG와 VASP를 결합한 이번 협력은 금융권에 준하는 컴플라이언스 기준 위에서 디지털자산 결제를 구현하는 모델"이라며 "산업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속도는 사업자마다 다르지만 인엑스는 규제를 전제로 설계된 회사인 만큼 어느 단계에서도 일관된 금융기준을 지키겠다"고 전했다.
다날 진창용 사업총괄대표는 "디지털자산 관련 라이선스와 노하우를 갖춘 인엑스와의 협력은 국내 제도권 안에서 컴플라이언스를 준수하는 디지털자산 결제 생태계를 만드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다날의 결제 인프라와 콘다 등 특화 서비스에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차례로 접목해 차세대 디지털자산 결제 시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물론 장밋빛 미래만 남은 것은 아니다. 특히 원화거래 기능 구현 등을 두고는 넘어야 할 산들이 있다. 은행 실명계좌 계약 체결과 금융정보분석원(FIU) 변경신고 수리가 선행조건이기 때문이다. 다만 인엑스는 금융권 실사를 마치고 다음 단계를 진행하고 있어 자신있다는 설명이다.
제도 환경도 사업자를 시험대에 올려놓고 있다. 지난달 20일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이 갱신신고제를 도입해 대주주 적격성과 부채비율 200% 이하 자금세탁방지 인력 4명 이상 전산설비 국내 설치 등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재신고 마감은 11월 20일이며 인엑스는 갱신 신고 절차를 밟고 있고 결과는 12월에 나온다.
최진홍 기자 rgdsz.com
출처 : 이코노믹리뷰, https://www.econovill.com/news/articleView.html?idxno=749648


